수의테크니션은 병원 안에서 진료 보조와 입원 동물 관리를 담당하는 실무자일 뿐 아니라, 보호자와 병원을 연결하는 핵심 커뮤니케이션 창구입니다. 수의사가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테크니션이 보호자의 질문에 응대하고 간단한 안내를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보호자들의 질문이 단순한 궁금증을 넘어 예민하고 반복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보호자가 불안하거나 걱정이 클수록, 수의테크니션은 더 많은 설명과 배려가 필요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때 잘못된 답변은 신뢰 저하, 병원 불만,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정확하고 공감 가는 응대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현장에서 수의테크니션들이 자주 받는 질문 10가지를 선정하고,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범 답변 예시를 함께 정리했습니다. 신입 테크니션부터 실장급까지 필독입니다.
수의테크니션으로서 “언제 퇴원해요?”에 감정 없이 답하기까지 1년이 걸렸다
이해인 씨는 입원실 전담 수의테크니션으로 일한 지 3년 차입니다. 하루에 적게는 5마리, 많게는 20마리의 입원 동물을 관리합니다. 보호자들은 입원 기간 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병원에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해 질문을 쏟아냅니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언제 퇴원해요?”
“지금은 괜찮아졌죠?”
“아픈 건 좀 나아졌나요?”
입니다.
처음에는 해인 씨도 보호자의 질문에 성심껏 답했습니다. 하지만 수의사의 진단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거나, 갑자기 상태가 악화된 환축의 보호자에게는 어떤 말을 해도 불만이 생겼습니다.
“퇴원은 수의사 판단에 따라 결정됩니다.”
라고 답하면 “왜 정확히 말을 못 하세요?”라는 반응이 돌아왔고,
“지금은 안정된 상태입니다.”
라고 말하면 “그럼 내일 데려가도 되겠네요?”라는 식으로 과도한 해석이 붙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진심으로 설명해도, 말 하나에 보호자의 기대치가 바뀌어요.
그래서 지금은 감정을 억누르고, 중립적인 어조와 객관적인 언어를 쓰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이 사례는 수의테크니션이 보호자 질문에 어떻게 말하느냐가 병원 전체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보호자 질문 TOP 10과 실제 모범 답변 예시
아래는 동물병원 현장에서 수의테크니션들이 자주 듣는 질문 10가지와, 실제로 사용 가능한 모범 답변 예시입니다.
❓ 1. “언제 퇴원하나요?”
✅ 모범 답변:
“정확한 퇴원일은 담당 수의사님이 상태를 보며 결정하시는데요,
현재로선 안정화 단계에 진입 중이라 판단되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 회진 후 구체적인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2. “지금은 좀 괜찮아졌나요?”
✅ 모범 답변:
“현재 활력징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완전한 회복 여부는 추가 관찰 후 판단이 필요합니다.”
❓ 3. “수액은 꼭 맞아야 하나요?”
✅ 모범 답변:
“해당 수액은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치료의 일환으로,
현재 상태에서는 꼭 필요한 처치입니다.”
❓ 4. “약 먹고 토했는데 괜찮은 건가요?”
✅ 모범 답변:
“약 복용 후 구토가 발생한 경우, 투약 흡수가 어려웠을 수 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 약 조정을 검토 중이십니다.”
❓ 5. “다시 이런 증상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 모범 답변: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즉시 병원으로 연락 주시고,
가능하면 증상 영상을 촬영해 오시면 진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 6. “검사 결과는 언제 나오나요?”
✅ 모범 답변:
“외부 전문기관으로 보내는 검사여서 평균 1~3일 정도 소요됩니다.
결과가 나오는 즉시 보호자님께 연락드릴 예정입니다.”
❓ 7. “안락사 말고 다른 방법은 없나요?”
✅ 모범 답변:
“현재 상태에 대해 다양한 치료 방법을 검토 중이며,
수의사 선생님께서 가능한 모든 방향을 설명드릴 예정입니다.
결정은 보호자님의 선택이시며 저희는 그 과정을 성심껏 돕겠습니다.”
❓ 8. “이 병원은 왜 이렇게 비싼가요?”
✅ 모범 답변:
“해당 진료는 장비, 약물, 인력 투입이 많이 필요한 치료입니다.
병원에서는 정해진 치료 프로토콜과 단가 기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 9. “테크니션도 수의사인가요?”
✅ 모범 답변:
“저는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진료를 보조하는 수의테크니션이며,
보호자님의 설명이나 처방은 반드시 수의사 선생님께서 진행하십니다.”
❓ 10. “다른 병원은 이렇게까지 안 하던데요?”
✅ 모범 답변:
“병원마다 치료 기준과 진단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환축의 상태와 예후를 기준으로 필요한 진료를 제안드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보호자의 질문에는 중립적이고 정중한 어조, 정확한 의료 근거, 담당 수의사 연결의 원칙이 중요합니다.
보호자가 신뢰하는 답변 vs 불신하는 답변의 차이
질문 유형 | 신뢰 받는 답변 | 신뢰 않는 답변 |
퇴원 관련 | “담당 수의사께서 회진 후 결정 예정입니다.” | “모르겠어요. 수의사님이 알아서 하시겠죠.” |
치료 필요성 | “현재 상태에서 꼭 필요한 처치입니다.” | “다들 하시니까 그냥 하는 거예요.” |
비용 문의 | “해당 치료는 소요 자원이 많아 책정된 가격입니다.” | “원장님이 그렇게 정했어요.” |
결과 문의 | “검사 기관 사정으로 2~3일 소요될 수 있습니다.” | “글쎄요, 빨리 나오면 좋겠죠.” |
신뢰를 주는 답변은 ‘의료적 근거 + 담당 수의사와 연결 + 공감의 어조’를 갖춥니다. 반면, 회피형 말투, 무책임한 어조, 무지한 표현은 보호자 불신을 유발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곧 실력이다
수의테크니션은 단순히 수의사의 지시에 따르는 실무자가 아닙니다. 실제 병원에서는 테크니션이 가장 먼저 보호자를 응대하고, 가장 자주 대면하며, 가장 직접적으로 감정에 노출되는 위치에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 실무 능력만큼이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며, 경우에 따라선 진료 이상의 신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다음 3가지는 모든 테크니션이 기억해야 합니다:
- 모든 질문에는 의료적 이유와 프로세스를 담아 답해야 한다.
- 답변은 사실 기반 + 정중한 말투 + 중립적 어조로 해야 한다.
- 불확실한 정보는 수의사에게 연결하되, 설명은 끝까지 책임감 있게 한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보호자의 마음은 무겁고 예민합니다. 그 마음을 어떻게 받아주느냐에 따라, 보호자에게 병원은 신뢰의 공간이 되기도, 불안의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좋은 수의테크니션은 질문 하나, 말 한마디를 통해 병원 전체의 이미지까지 지키는 사람입니다.
지금부터 보호자의 질문에 더 깊이 있게 답하세요.
그것이 바로 당신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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