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의테크니션

수의테크니션을 위한 감정노동 회복법과 멘털관리법

by koislawdream 2025. 7. 8.

수의테크니션은 병원의 실무를 책임지는 직무이자, 반려동물 보호자와 가장 많은 소통을 담당하는 역할입니다. 진료 보조, 수술 준비, 입원 관리 등 육체적인 업무도 많지만, 많은 테크니션이 힘들어하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감정노동”입니다.

반려동물의 상태에 대한 질문, 죽음에 대한 안내, 갑작스러운 보호자의 분노나 오해. 이런 상황은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며 테크니션의 정신적 에너지를 빠르게 소모시킵니다. 특히 감정이 축적되기 시작하면 피로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결국 퇴사나 이직을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감정 해소법과 일상 속 회복 루틴을 갖추면, 멘털은 충분히 회복 가능합니다. 이 글에서는 수의테크니션이 현장에서 겪는 감정노동의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고, 실질적인 회복 전략과 멘털관리법을 제안합니다.

수의테크니션을 위함 감정노동 회복법과 멘털관리법

 

  멘털보다 체력이 먼저 회복되었던 이유

3년 차 수의테크니션으로 근무 중인 정유진 씨는 하루 10시간 이상 병원에 머물며 진료 보조와 보호자 응대를 맡고 있습니다. 체력적으로는 적응이 되었지만, 보호자와의 관계에서 오는 감정적 피로는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예를 들어, 입원 중인 반려견의 상태를 상세히 설명했음에도 보호자는 “말을 너무 돌려서 하시네요. 그러니까 지금 상태가 안 좋은 거죠?”라고 받아들였습니다.
또 어떤 날에는 안락사 설명을 마친 후 “그렇게 쉽게 포기하자는 말씀이세요?”라는 항의를 받았습니다.

정유진 씨는 말합니다.
“몸이 아픈 건 쉬면 낫는데, 보호자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무너지는 건 더 오래갑니다.”

이처럼 수의테크니션은 동물의 생명과 보호자의 감정 사이에 서 있습니다. 이중의 부담은 개인의 성격이나 경험만으로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감정 피로를 다루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멘털관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수의테크니션이 겪는 감정노동 유형

1. 보호자 감정의 화살을 대신 받는 상황

치료 방향, 결과, 사망 가능성 등에 대해 수의사가 설명하더라도, 실질적인 반응은 테크니션에게 돌아옵니다.
“왜 어제 말 안 해줬나요?” “설명이 너무 짧았어요.”와 같은 불만은 감정 노동의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2. 환축의 사망 혹은 안락사 과정에 대한 전달

수의사가 안락사를 결정하고 테크니션이 보호자에게 그 상황을 안내하는 경우, 정서적으로 매우 큰 부담이 발생합니다.
설명 도중 울음을 터뜨리거나, 테크니션을 원망하는 보호자 앞에서 감정을 숨겨야 하는 상황은 멘털에 깊은 영향을 줍니다.

3. 과도한 보호자 의존

하루에도 수차례 전화를 걸거나, 사소한 증상 하나하나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보호자가 있는 경우 테크니션의 감정 피로는 급격히 증가합니다.

4. 팀 내 갈등과 정서 피로

업무 인수인계 미흡, 말투 오해, 반복되는 야근 중 발생하는 내부 갈등 또한 감정노동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팀원 간 감정 충돌은 대개 표현되지 않고 축적되어, 장기적인 피로를 유발합니다.

5. 반복되는 자책감과 자기 의심

“내가 더 일찍 체크했더라면…”, “이 말을 하지 않았으면 덜 상처받았을 텐데…”라는 식의 자책은 보호자보다 본인을 더 힘들게 만듭니다. 이러한 자기 의심은 시간이 갈수록 업무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번아웃으로 이어집니다.

 

  멘탈 회복을 위한 실천 전략

1. 퇴근 전 감정 정리 습관화

퇴근 직전, 그날 가장 힘들었던 순간 하나를 메모하거나 혼잣말로 정리해 보세요.
예: “○○ 보호자의 말에 상처를 받았지만, 내 설명은 충분히 정중했다.”
이런 습관은 감정을 마음속에 쌓아두는 대신 밖으로 꺼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2. 보호자 응대 스크립트 준비

반복되는 질문에 대한 말버릇을 미리 만들어두면 감정적으로 휘둘릴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예:

  • “퇴원 시점은 수의사 선생님이 상태를 보고 결정해 주실 예정입니다.”
  • “현재 상태에 대해 다양한 치료 방법을 검토 중이며, 자세한 설명은 담당 수의사께서 직접 도와드릴 예정입니다.”

이런 중립적 표현은 자신을 보호하면서도 병원의 전문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회복 루틴 설정

정해진 시간 이후에는 병원 관련 연락을 최소화하고, 취미활동이나 산책, 독서 등 동물과 무관한 루틴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감정노동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업무 외 시간에도 병원을 머리에서 내려놓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4. 동료와의 감정 소통

불편했던 상황이나 억울했던 감정을 직접 말로 풀어내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비난이 아닌 공유 중심으로 “그날 상황이 조금 힘들었어요”라고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관계가 개선됩니다.

5. 자기 책임과 자기 자책을 구분하기

환축의 사망, 보호자의 분노, 치료 실패는 모두 수의테크니션 개인의 탓이 아닙니다.
“나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문장을 스스로에게 반복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책은 에너지를 소모시키지만, 자기 책임감은 오히려 자존감을 높입니다.

 

수의테크니션이 감정노동에 지쳐서 퇴사하게 되는 일은 병원에게도, 보호자에게도, 결국 동물에게도 손실입니다.
이 직업은 생명과 연결되어 있고, 사람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감정을 받아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감정적 소진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누적시키느냐, 관리하느냐에 따라 커리어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정신력 회복은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보호하고, 직업을 유지하며, 성장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입니다.

감정을 기록하고, 보호자 대응을 준비하고, 감정 회복 루틴을 생활화하세요.
그렇게 하루하루 회복하는 사람이 결국 가장 오래, 가장 건강하게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