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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테크니션

수의테크니션이 현실이야기: 동물병원에서 가장 힘든 순간들

by koislawdream 2025. 7. 6.

동물을 좋아하는 많은 이들이 ‘수의테크니션’이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고, 생명을 살리는 감동적인 장면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수의테크니션들은 현실은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고 말합니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생명을 살리는 곳인 동시에, 이별과 고통이 일상처럼 반복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수의테크니션은 단순히 치료 보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고, 보호자의 감정을 직접 받아내는 입장에 서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수의테크니션들이 겪은 가장 힘든 순간들, 그 감정의 깊이와 극복 과정,

그리고 이 직업이 요구하는 감정노동과 현실적인 고충을 생생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수위테크니션의 현실 동물병원에서 가장 힘든 순간

 

  말없이 눈을 감은 고양이, 보호자보다 먼저 울 수 없었던 그날

이서연 씨는 수의테크니션 6년 차입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입원동물 상태를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만성신부전으로 장기간 입원해 있던 고양이 ‘초코’가 있었고, 그녀는 매일같이 초코의 상태를 기록하며 보호자에게 중간 보고도 담당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전, 초코는 유난히 기운이 없었습니다. 수의사가 처방한 수액과 약물 투여는 이미 마친 상태였지만,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연 씨는 곧장 수의사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산소 케이지로 옮기려는 찰나, 초코는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보호자는 퇴근 후 방문 예정이었고, 그 순간 병원 안에는 오직 서연씨와 초코 뿐이었습니다.

그녀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사망 시각을 기록하고 보호자에게 연락을 드리는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몇 시간 뒤 병원에 도착한 보호자는 초코의 모습을 보고 아무 말 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서연씨는 위로를 건네려 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조용히 손을 잡아드렸습니다.
“가장 힘든 건, 울 수 없는 상황에서 눈물이 나는 걸 참아야 할 때예요.” 그녀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이처럼 수의테크니션은 죽음을 직접 마주하고도 담담한 얼굴을 유지해야 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수의사보다 먼저 사망을 확인하는 경우도 많으며, 때로는 보호자보다 먼저 동물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수의테크니션이 겪는 현실적인 고충 5가지

수의테크니션은 겉으로 보기엔 안정적인 직업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고강도 감정노동과 물리적 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존재합니다.

다음은 실제 현장에서 자주 언급되는 고충 5가지입니다.

✅ 1. 죽음과 이별의 반복

동물병원은 생명이 시작되고 끝나는 공간입니다. 치료 실패, 회복 불가 판정, 안락사 결정 등 동물의 죽음을 자주 마주하게 되며, 심한 경우 하루에 두세 마리의 사망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특히 오랫동안 입원한 동물의 죽음은 수의테크니션에게도 깊은 감정적 여운을 남깁니다.

 

✅ 2. 감정적인 보호자 대응

반려동물은 가족이기 때문에, 보호자의 감정은 매우 예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분노, 오열, 무례한 언행 등을 수의테크니션이 직접 감당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왜 이렇게 늦게 발견했나?’, ‘내가 없을 때 왜 죽었냐?’는 항의는 감정적으로 큰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 3. 야근과 비정기적인 스케줄

응급 상황은 예고 없이 발생합니다. 수의테크니션은 당직, 야근, 휴일 근무가 잦고, 일정이 유동적입니다. 평일 저녁 약속을 잡는 것조차 힘들며, 체력 소모가 큽니다.

 

✅ 4. 업무 범위의 모호함

특히 소형 병원에서는 수의테크니션이 진료 보조 외에 청소, 접수, 상담, 택배 수령, 약 정리 등 모든 잡일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직으로 대우받기보다는 “멀티잡”을 요구받는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 5. 인정받기 어려운 존재

수의사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구조에서, 테크니션은 늘 뒤에서 조용히 움직여야 하는 존재로 남습니다. 보호자는 테크니션이 아닌 수의사에게만 감사를 전하는 경우도 많아 심리적 소외감을 겪습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 수의테크니션이 겪는 갭

수의테크니션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은 동물을 좋아하고, 생명을 다루는 일에 매력을 느낍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들어가 보면,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생각보다 큽니다.


항목 이상적인 이미지 실제 현실
역할 전문 의료보조인 접수·청소·보조까지 전천후
감정 동물과 교감하며 회복을 돕는 감동 죽음과 이별의 반복, 감정노동
근무시간 정시 퇴근, 주 5일 야근, 주말, 공휴일 근무 다수
대우 전문직으로 존중 잡일까지 떠맡는 경우 많음
기대감 반려동물과 함께 성장 보호자와 갈등, 피로 누적
 

 

그렇다고 해서 이 직업이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보여지는 모습과 실제 모습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며,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준비한 사람이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힘든 현실 속에서도 지켜야 할 사명감

수의테크니션은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닙니다. 감정노동, 육체노동, 대우 부족, 반복되는 죽음. 이 네 가지 요소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떠나갑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직업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동물을 향한 진심내 손으로 생명을 지켜냈다는 경험 때문입니다.

매일 퇴근 후 체력은 바닥이지만, 아침에 출근했을 때 어제보다 상태가 좋아진 입원 동물을 보면 눈물이 날 만큼 기쁩니다. “너 아니었으면 우리 아이 못 살렸을 거예요.”라는 보호자의 말은, 며칠 밤샘 근무의 피로도 단숨에 씻어줍니다.

물론 현실은 이상보다 더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힘듦 속에도 분명 의미와 가치가 존재합니다. 단순히 동물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직업이지만, 동물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 직업은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